공리주의(功利主義)의 기원과 역사, 공리주의와 민주주의의 충돌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내리며, 이러한 결정이 자신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합니다. 이때 도덕적 판단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여러 윤리 이론 중 하나가 바로 공리주의(功利主義, Utilitarianism)입니다.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윤리 이론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에 따라 도덕적 가치를 판단합니다. 이는 결과 중심의 윤리학적 관점으로, 특정 행동이 올바른지 잘못된 지를 판단할 때 그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 특히 행복이나 고통의 양에 초점을 맞춥니다. 공리주의는 정치, 경제, 윤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윤리적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공리주의는 행위의 결과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의 행복을 가져다주는지를 중시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단순히 철학적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 사회의 정책 결정, 경제적 분석, 윤리적 판단 등에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공리주의의 기원과 역사, 주요 철학자와 그들의 이론, 공리주의와 민주주의와의 충돌 등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목차

1. 공리주의의 기원과 역사

공리주의는 18세기 영국에서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에 의해 체계화되었습니다. 벤담은 인간의 행동이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본성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보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도덕과 입법의 원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쾌락을 계량화하여 윤리적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시도로 '쾌락 계산법'을 고안했습니다. 벤담의 사상은 이후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습니다. 밀은 쾌락의 질적 차이를 강조하며, 단순히 쾌락의 양이 아니라 그 질도 도덕적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습니다. 이들의 사상은 현대 공리주의의 이론적 기반을 형성하였으며, 이후 여러 철학자와 학자들에 의해 논의와 비판이 이루어졌습니다.

 

 

2. 대표적인 공리주의 철학자

 

1)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

 

공리주의의 창시자로, 모든 행위는 행복을 증진시키거나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정도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저서 ‘도덕 및 입법의 원리 서설(An Introduction to the Principles of Morals and Legislation)’에서 이러한 사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벤담은 또한 법률 제정과 정책 결정에서 공리주의적 접근을 적용하려고 시도했습니다.

 

2)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벤담의 이론을 확장하면서도 보완한 철학자로, 쾌락의 질적 차이를 강조하였습니다. 밀은 단순히 쾌락의 양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고급 쾌락(지적, 도덕적 쾌락)이 저급 쾌락(육체적 쾌락)보다 더 가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저서 ‘공리주의(Utilitarianism)’는 공리주의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대표적인 저작입니다. 또한, 밀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자유론(On Liberty)’을 통해 공리주의를 사회적 정의와 결합시켰습니다.

 

 

3. 공리주의의 주요 내용

공리주의는 행위의 도덕적 가치를 그 결과로 판단하며, 다음과 같은 원칙을 포함합니다:

• 행복의 최대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최대한의 행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고려합니다.
• 고통의 최소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정책 결정이나 도덕적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결과 중심적 사고: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는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그 행동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관점을 의미합니다.

 

 

4. 현대의 공리주의

 

현대 사회에서 공리주의는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윤리적 딜레마, 정책 결정, 경제적 분석에서 공리주의적 접근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 자원 배분에서 공리주의적 접근법은 인공호흡기를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것을 고려합니다. 또한, 공리주의는 환경 문제, 교육 정책, 형사 사법 제도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공리주의는 민주주의와 충돌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리주의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소수자 보호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합니다. 이러한 철학적 갈등은 특히 공공 정책이나 법률 제정 과정에서 두드러지며, 공리주의적 접근이 사회적 정의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공리주의는 결과 중심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결과나 장기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예기치 못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공리주의적 판단이 항상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래는 2017년 봄 '범한철학' 제84집에 실린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인 강준호 교수의 '벤담의 민주주의 이론과 공리주의'이라는 논문입니다. 한 번쯤 다운받아 읽어볼 만하겠습니다.

벤담의 민주주의 이론과 공리주의_강준호(경희대학교 객원교수).pdf

13.95MB

 

 

5. 공리주의를 잘 설명해주는 책들 소개

• ‘공리주의(Utilitarianism)’ by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밀이 자신의 공리주의 사상을 정리한 저서로, 공리주의의 기본 원리와 적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 ‘도덕 및 입법의 원리 서설(An Introduction to the Principles of Morals and Legislation)’ by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 벤담의 주요 저서로, 공리주의의 철학적 기초와 쾌락 계산법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윤리학의 주요 문제들(The Elements of Moral Philosophy)’ by 제임스 레이첼스(James Rachels): 다양한 윤리 이론을 다루며, 공리주의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비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6. 결론

전차의 딜레마

 

공리주의는 행위의 결과를 중시하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윤리 이론으로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하므로, 이러한 한계를 고려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와의 충돌, 예측 불가능한 결과 문제 등은 공리주의가 현대 사회에서 직면한 주요 과제입니다. 공리주의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논의와 비판을 필요로 하며,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틀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