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들 / / 2023. 12. 13. 18:42

유다의 이름, 유다의 배신, 유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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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IscariotJudas Iscariot
Judas Iscariot

 

Judas Iscariot ・ 유다 이스가리옷

예수의 12사도 중 한명이고, 다르게 13번째 제자라고도 불리는 '유다 이스가리옷 Judas Iscariot'은 예수 그리스도를 로마군에게 팔아넘긴 배신자로 널리 알려진 사람입니다.

 

당시 히브리인들의 풀 네임은 지금이 서양 이름과 같이 '이름 + 성 姓'으로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앞에 이름이 붙고, '성 姓' 자리에는 그 사람의 출신지, 직업, 아버지의 이름, 신체적 특징 등 그 사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명칭이 붙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유다 이스가리옷 Judas Iscariot'이라는 이름은 ['이스가리옷'이라는 특징을 가진 유다]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이스가리옷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카리옷이라는 지역 출신이라는 해석도 있고, 거짓의 아들이라는 별칭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살인자'라는 뜻의 라틴어 '시카리우스'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스가리옷이라는 유다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표현은 부정적인 해석들이 대부분입니다.

 

현대에 유다라는 이름은 예수를 팔아넘긴 배신자의 인상이 강하고, 사용이 꺼려지는 이름입니다. 그러나 예수와 유다가 생존하던 그 시기의 유대인들에게는 흔한 이름이었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 영웅의 이름으로 인기 높은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유다 이스가리옷 말고도 수많은 유다가 있었으며, 심지어 12사도들 중에서도 '유다 타대오'라는 유다가 한 명 더 있었습니다.

 

영어로 유다를 지칭하는 표현도 유다 이스가리옷과 다른 유다는 구분이 됩니다.

유다 이스가리옷을 가리키는 명칭은 Judas 입니다. 80년대를 풍미한 락밴드 '주다스 프리스트 Judas Prist'가 이 이름을 쓰지요.

다른 유다는 Jude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Judas Priest -  Before The Dawn (주다스 프리스트 -새벽이 오기전에), 1978

 

 

 

유다의 배신

 

유다는 원래 예수의 사도들 중에서도 어쩌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자였을지도 모릅니다.

유다는 사도들의 회계를 담당했던 사람입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유다가 가난한 이에게 주려고 했던 기부금을 훔친 도둑으로 묘사되어 있기도 합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와 그의 추종자들은 33년경 유월절에 예루살렘으로 갔고, 사원에 있던 대금업자들을 공격함으로서 당국의 분노를 샀다고 합니다. 이러한 말썽꾼들을 체포하기로 결정한 로마 총독 비라도와 대제 사장 요셉 가야바는 유다를 매수하고 마침내 예수를 체포하게 된 것입니다.

 

유다는 은전 30냥이라는, 당시 성인 노예 한 사람 정도의 값어치를 받고 예수를 팔아넘겼다고 합니다.

 

유다가 예수를 팔아넘긴 방법은 복음서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유다가 로마군에게 '자신이 입 맞추는 자가 예수이니 그를 잡으라' 하였고, 예수에게 입을 맞추러 다가와서는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건넸다.고 전합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유다의 입맞춤이 등장하지 않으며, 유다와 군대가 함께 예수에게 다가갔을 때 예수가 스스로 나서 자신을 밝혔다고 되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유다와 로마군의 내통은 있었던 것이고, 로마군이 예수를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또한 사실인 것입니다.

 

 

유다의 죽음

 

예수의 죽음과 부활 후 2천년이 넘는 현재까지도 유다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2006년에는 유다의 관점에서 바라본 예수의 죽음이 기록된 '유다복음'이 이집트의 한 동굴에서 발견되어 영어로 출간되었는데, 이 복음서에는 유다의 배신을 성서적 예언을 충족시키고 예수가 인류를 구원하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예수에 대해 실망한 배신이었는지, 로마 제국에 대한 유대인들의 독립 전쟁을 촉발시키기 위한 장치인지 현재로써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결론적으로 유다의 배신은 이후 반유대주의적 폭력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그리스도의 죽음을 모든 유대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라고 밝히기 전까지 가톨릭교 안에서 유다의 배신은 그리스도를 죽인 유대인들 전체에 대한 책임으로 인식되고 해석되었습니다.

 

이러한 유다의 죽음 역시 다양한 설이 전해져오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유다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되어있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수치심을 느낀 유다가 은전을 돌려주고 오늘날 유다 나무라고 불리는 나무에 목을 매어 죽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사도행전에는 그가 받은 은전으로 땅을 샀으나 그 후 자살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주인공도 예수이고 대부분의 예술작품에서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과 죽음에서 의미를 찾고 호기심을 느낍니다.

그러나 유다를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도 그에 못지않게 많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해석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이라는 것이겠지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는 예수는 하느님에게 '내가 죽어야 할 이유를 알려달라'고 소리치고, 유다 이스가리옷은 예수를 인간적으로 사랑하지만 현실에서 갈등하는 혁명가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역사는 해석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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